프렌치 니치 퍼퓨머리 하우스 에따 리브르 도랑쥬(Etat Libre d’Orange)가 브랜드 탄생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향수 ‘렛츠 프리텐드(Let’s Pretend)’를 선보인다. 삶을 하나의 무대에 빗대어 탄생한 이번 신제품은 잘 익은 피치의 풍성한 과즙감에 사프란의 매혹적인 스파이스와 따뜻한 우디 노트가 어우러진 프루티 스파이시 향수다.
‘렛츠 프리텐드’는 이름 그대로 ‘한번 연기해 보자’는 유쾌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때때로 옷과 메이크업, 향을 통해 평소와는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다. 에따 리브르 도랑쥬는 이를 자신을 감추기 위한 가면이 아닌, 내면에 존재하는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자유롭게 드러내는 과정으로 바라본다. 향수를 무대에 오르기 전 선택하는 하나의 ‘보이지 않는 의상’으로 표현하며, 오늘 어떤 인물이 될 것인지를 스스로 선택하는 즐거움을 향으로 풀어냈다.
‘착시와 변화’라는 콘셉트는 향뿐 아니라 패키지 디자인에도 이어진다. 보틀 전면의 실버 라벨은 처음에는 매끈한 거울처럼 보이지만, 제품을 움직이거나 바라보는 각도를 달리하면 미묘한 홀로그램 효과와 함께 브랜드를 상징하는 코카드(Cocarde) 로고가 모습을 드러낸다. 움직임에 따라 무지갯빛 반사가 끊임없이 변화하며 매 순간 새로운 표정을 만들어낸다.
메탈릭한 아우터 패키지 역시 살짝 일그러진 거울처럼 주변 풍경과 사용자의 모습을 비춘다. 바라보는 위치와 움직임에 따라 실루엣이 달라지며 하나의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바라보는 오브제를 넘어, 직접 만지고 움직이는 과정에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도록 설계된 패키지는 ‘Pretend’라는 이름에 담긴 놀이와 자기표현의 메시지를 감각적으로 확장한다.
조향사 니스린 그릴리(Nisrine Grillie)가 완성한 이번 향수는 착향자의 피부 위에서 장면이 전환되듯 다채로운 표정을 드러낸다. 첫 향에서는 만다린 에센스의 밝고 투명한 시트러스에 핑크 페퍼의 경쾌한 스파이스가 더해진다. 이어 사프란이 은은한 온기를 남기며, 마치 무대의 막이 오르는 순간처럼 강렬하고 생동감 넘치는 시작을 알린다.
향의 중심에는 피치가 주인공처럼 등장한다. 잘 익은 복숭아를 베어 문 듯 풍부하고 벨벳처럼 부드러운 과즙감에 오스만투스 플라워 앱솔루트가 살구를 연상시키는 달콤함과 미묘한 레더 뉘앙스를 더한다. 여기에 자스민 삼박 앱솔루트의 섬세한 플로럴 터치가 어우러져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균형을 완성한다. 마지막에는 시더를 중심으로 한 우디 어코드와 스티락스, 벤조인이 따뜻하고 깊이 있는 잔향을 남기며 향의 마지막 장면을 완성한다.
에따 리브르 도랑쥬가 말하는 ‘프리텐드(Pretend)’는 단순히 다른 누군가를 흉내 내는 것이 아니다. 오늘만큼은 조금 더 대담하게, 때로는 우아하게, 혹은 한층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해 보는 것. 향을 입고 삶이라는 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 내 안에 숨어 있던 또 다른 면모가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